Photographs/풍경

물 그림자를 찍으려면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2. 17. 18:32
프로 작가의 사진집이나 사진 잡지책을 보면 대개 호수나, 강, 연못에 비친 물 그림자를 찍은 사진이 들어있다. 호수나 연못처럼 고여 있는 물에 비친 풍경을 잘 찍으려면 아침 새벽, 바람이 일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 대개 해가 뜨고 나면 바람이 조금씩 불기 시작하므로 선명한 물 그림자를 찍기 어렵다. 물론 파문이 일고있는 사진을 찍더라도 그 나름대로 색다른 맛이 있다.
필름 카메라를 쓰던 시절에는 어두운 새벽녘에는 사진을 찍기가 곤란하였지만 디지털 카메라가 감광도 ISO 800 정도는 무난히 커버를 해 주니 이젠 해질 무렵, 어둑어둑한 분위기도 찍을 수 있게 되어 사진의 소재는 무한히 늘고 있다. 전에는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던 장면도 이젠 얼마든지 시도를 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면 실내에서 플래쉬를 쓰지 않고도 사진을 찍어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마음껏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 그림자를 찍은 사진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무의식 중에 물에 비치기전 원래의 모습을 마음속에 그려보게 해 주는 것 같다. 숨겨진 부분을 부담없이 상상하면서 자유롭게 그려볼 수 있는 여지를 주므로 편안하고 여유로운 느낌을 준다. 완벽한 구도를 갖춘 그림은 보는 사람이 어느새 작가가 짜 놓은 틀에 얽매이기 쉬우나, 추상화가 보는 이를 구속하지 않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