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에서 소근소근/비처럼 음악처럼
분청사기는?
알 수 없는 사용자
2006. 5. 11. 21:01

박물관에 가면 분청사기 전시실을 맨 먼저 찾게 된다. 언제부터 인지 섬세한 고려 청자보다는 조선백자나 분청사기가 더 편하고, 여유 있고, 멋지게 느껴지기 시작해서 자연스레 발걸음을 그리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조선 백자의 유연한 유백색의 곡선미도 볼 적마다 감탄을 하게 하지만, 분청사기로부터는 도공의 자신감, 여유로움, 틀에 매이지 않고 유유자적하는 듯한 느낌을 곧바로 느낄 수 있기에 볼수록 매력이 있고,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 아닌가 한다.
위 사진의 작품을 만든 이름 모를 도공은 이미 저 세상 사람이 되고 말았지만 그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명품을 남겼다. 단 한 줄의 선으로 모든 것을 표현해 내는 간결한 완벽함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 그 도공은 이 작품을 구워 내고는 남몰래 해 냈다는 가슴속 후련해지는 통쾌함을 느꼈을 것만 같다. 단 한 줄 만으로도 모든것을 품을 수 있음을...
자신의 작품이 국립박물관에 자랑스럽게 자리잡게 될줄 미리 알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