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1. 6. 18:04
갑자기 추워진 가을 날씨로 나뭇잎 단풍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아침 출근길에 지나게 되는 예술의 전당 앞 도로에 있는 비슷한 크기의 느티나무 가로수도 며칠사이에 아침 햇살을 받아 황금 빛을 뽐내고 있다.

성질 급한 나무는 벌써 거의 잎을 다 떨구었다. 그 주변의 나무가 크기도 비슷하고 심은 시기도 비슷한 걸 보면 아마 같은 나무의 아들, 손자 일지도 모르는데, 겨울이 오면 결국 잎을 모두 떨구게 되겠지만 어떤 나무는 아직 푸르름을 고집하고 있는 것도 있는 걸 보면 사람의 삶도 별로 다를 바 없다는 하는 생각이 든다.
60년을 살던 80년을 넘겨 살던 결코 길지 않은 삶을 이어 가기 위해 버둥거리며 살아 본들 시기만 조금 다를 뿐 낙엽지듯 결국엔 마감을 해야 하니 말이다. 같은 묘목장에서 자랐더라도 심겨지는 위치에 따라 살아야 할 삶이 정해지는 나무는 "Let it be"를 할 수 밖에 없고,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할 수 도 있겠지만, 넓게 보면 다를 바가 있을까?

교육열이 과하다느니 지나치게 사교육비를 쓰고 있다느니 하면서도 누구나 능력이 되는 한 전력을 투구해서 자식들을 가르치려 한다. 무엇이 될 싹인지 알아볼 겨를도 없이 걸음마를 뗄 정도가 되면 남보다 뭐라도 일찍, 많이 가르치려고 목숨 걸고 눈에 불을 켜는 것이 우리 나라 교육 현실인데, 자식의 앞날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이 교육일꺼라는 숙제를 놓고 돈으로라도 해결해 봐야하는 부모들을 지켜보려니 답답하기만 하다.

윤도현이 부른 "나무"라는 노래의 가사에도 있듯이 넓은 하늘을 꿈꾸며 온 세상을 품에 가득 안아 보고파 세상을 살아가다가 나만큼의 그늘을 드리며 살아가면 되는 것을 너무 많은 걸 이루게 되기를 기대해야 하는 것일까?

다음 달이 되면 나도 어느새 할아버지가 되고, 의무이거나 의지이거나 자식을 잘 키워 보려고 애쓰는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 그 녀석도 세상에 나오자마자 정도에 차이는 있겠지만, 예외 없이 교육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인생살이에 어찌 정답이 있을까, 다만 바른길을 가도록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이끌어 주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