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인도 북부의 산악지방 라다크를 다녀온 일년 전 기억을 되짚어 본다.
작년 여름 이맘때 다녀온 라다크는 워낙 인상 깊었던 곳이라서 그런지 워낙 넓은 지역이라 한구석만 보고 온 여행이었지만 아직도 마음이 그곳에 머물러 있다… 왜 그럴까? 노래 가사처럼...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한동안은 보약을 먹은 듯이 그 약효가 지속되기 마련이지만, 왜 유독 라다크만 마음속 깊이 구석 구석이 채워져 빈틈을 주지 않는 것일까?
지금까지 바다 밖으로 여러 나라를 다녀보았지만 대부분 얼마 안 지나서 곧 머리 속에서 지워져 버리게 되고, 사진만 남고 말았는데, 라다크는 아직도 첫 인상부터 그대로 남아있어 담아온 사진을 펼쳐볼 필요가 없는 것이다.

황량하고, 척박하고, 생활 환경이 열악하기 그지없는 곳이지만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모두는 너무도 소박하고, 순수했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며칠밖에 머물지 않았던 Leh에 있는 Shamba-La Hotel은 기껏해야 우리나라의 장급도 되지않는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모습이었지만, 그곳의 직원들은 모두 겸손하고 소박한 천사였고, 어린아이들처럼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지니고 있었다. 홍차를 갖다 줄 때 팀을 주면 쑥스러워 꽁무니를 빼는 듯한 제스처를 하기도 하고, 매사를 지나치다 할 정도로 조심스럽게 행동하곤 했다. 우리와 같은 몽골리안 계통이 대부분이어서 더욱 친근감을 느끼게 되었는지도 모르나, 꼬집어 낼 수 없는 무엇이 그들의 생활 바탕에 깔려 있는 것 같다. Check-out 할 때 숙박비를 깎아주며 건넨 마지막 인사는 “Are you Happy”였다. 대답도 간단했다. “Yes” 지금껏 Hotel에서 그런 인사를 주고 받아본 적이 없었기에 당황스럽기도 했었지만…
지구 온난화로 그곳 기후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고, 겨우내 쌓인 눈이 서서히 녹으면서 흐르는 물로 생활하는 그곳에 어쩌면 몬순이 오기 전 개울물이 모두 메말라 버리게 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래서 머지않아 인더스 강도 말라버리게 된다고... 문명의 이기를 마구 남용하여 지구 온난화를 초래하는 주동자, 그로 인해 혜택을 받는 것은 다른 지역, 다른 나라의 배부른 사람들인데 그토록 척박한 지역에서 순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째서 그런 피해가 미치게 되는지 안타깝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다시 가 보고픈 마음 간절한 곳이다. 아내의 심각한 고산증세를 친절하게 치료해 주던 시골 농군 같은 의사 선생님, 한 가족 같던 호텔 직원들 - 내 큰 아들처럼 키 큰 Mr. Tenzin, 나보다 훨씬 나이어린 젊은 할아버지 Mr. Nawan, 주인 아줌마 Mrs. Norbu, 기사녀석 Mr. Tukje – 을 만나 “Since we were very happy with you last time, I could not help visiting Ladakh again” 이라고 말해 줄 것이다.
인도는 여행을 하는 사람들마다 다른 감정을 갖게하는 독특한 나라다. 다시는 안 오겠다고 하다가도 얼마 지나면 다시 가보고 싶은 생각이 나게 하는 나라라고 하기도 하고, 그들의 삶이 너무나 비참하고, 길가의 거지들, 지저분하기만 한 주위환경에 질려서 다시는 안 가겠다고 넌더리를 내는 사람들도 있다. 여행계획 꾸리기가 만만치 않고, 비용도 제법 많이 들지만 들어간 자금(?)의 몇 배를 마음속에 넉넉히 거둘 수 있는, 누구에게라도 추천할 만한 인상 깊은 곳이 아직은 여행하기 불편한 “오래된 미래” 라다크 지역이다. 70년대에 처음 개방되던 때에는 사람들의 삶이 지금보다도 훨씬 순수했고, 공해는 찾아볼 수 없었는데, 최근에는 서구 문명에 오염되기 시작하면서 전통적인 사고 방식이 바뀌는 등 여러 방면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한다. 인프라가 좋아져서 찾는 사람들이 늘게 되면 천사 같은 그곳 사람들의 순박함도 함께 옅어지게 될 테니 그곳 여행은 “The Sooner, the better”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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