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다시 들러 본 일본은 방송 매체를 통해 듣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 씽씽한 나라였다.
신호를 자율적으로 지키는 듯한 도로의 질서, 택시 운전사들의 자부심, 직업의식, 차량보다는 사람을 우선으로 운영되는 시내 도로의 모습에서 우리가 언제나 쫓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택시는 우리 나라 큰 회사 사장님들의 차 만큼이나 깨끗하고, 새차처럼 번쩍였고, 조심스럽고, 유유하게 운전하는 모습은 과거 개인 택시 운전사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차를 몰았던 시절을 떠오르게 하였다.
시간 병산 요금 제도에 대기시간이나 운행시간에 대한 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에 그러려니 했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보니 그런 것만이 이유는 아닌 것 같았다.
우리 나라의 교통 질서는 그토록 권장하는 대중교통 수단이 교통질서를 어지럽히는 장본인이라고 생각을 해 왔는데, 일본의 교통질서는 오히려 대표적인 대중교통수단인 시내버스부터 모든 면에서 앞장을 서고있었다.
교토에는 교통량이 그리 많지 않아 그렇게 질서가 잘 유지되고 있는지 모르지만, 일차선과 4차선을 종횡무진으로 오가며 과속을 당연히 여기는 듯 달리고 있는 우리 나라의 시내버스와는 너무도 대조가 되었다.
잔돈을 거스르느라 시간을 끈다고 어느 누구도 짜증을 내지 않았고, 기사부터 여유있게 기다려 주는 너그러움마저 느낄 수 있었다. 기본요금이 200엔 정도인 교토에서 일일 자유권이 500엔이라면 합리적이라기보다는 너무도 싸다는 느낌이 들었고, 마음놓고 몇번이고 갈아탈 수 있으니 편하기 이를데 없었다.
우리는 왜 일본처럼 교통질서가 유지되지 못할까? 10년 이상 뒤떨어진 것 같다.